외부의 목소리보다 내면의 기록에 집중하게 된 배경
세상은 늘 우리에게 무언가를 말한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정보와 타인의 화려한 일상, 그리고 사회가 정해놓은 성공의 기준들은 시시각각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그 거대한 소음 속에 파묻혀 지내다 보면 정작 내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감각은 점차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나는 이러한 외부의 목소리들로부터 나 자신을 보호하고, 내면의 순수한 목소리를 회복하기 위해 기록이라는 조용한 요새 속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타인의 거울을 치우고 마주하는 정직한 내면
외부의 목소리에 집중할수록 마음은 쉽게 공허해진다. 타인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애쓰거나 남들의 속도에 맞추려 노력할 때, 우리의 기록은 자칫 보여주기 위한 전시물로 변질되기도 한다. 하지만 나만을 위한 은밀한 기록을 시작하면서 나는 비로소 타인의 시선이라는 거울을 치우고, 내 마음을 비추는 정직한 거울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누구에게도 보여줄 필요 없는 문장들을 적어 내려가며, 나는 세상이 요구하는 '나'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와 대화하는 법을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과정
내면의 기록에 집중하게 된 결정적인 배경은 '기준의 회복'에 있다. 기록이 쌓일수록 나는 외부의 칭찬이나 비난에 일희일비하던 습관에서 서서히 벗어나게 되었다. 오늘 내가 최선을 다했는지, 내가 정한 원칙을 지켰는지는 오직 나의 수첩만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의 기준으로는 대단치 않은 하루였을지라도, 나의 기록 속에 담긴 작은 시도와 배움들이 충분히 가치 있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하는 과정은 그 어떤 외부의 인정보다 강력한 위로와 확신을 주었다.
외부의 소음을 걷어내는 정교한 필터, 기록
또한, 기록은 타인의 목소리와 나의 생각을 분리하는 정교한 필터가 되어주었다. 머릿속을 떠도는 수많은 생각 중 무엇이 진짜 내 것이고 무엇이 외부에서 유입된 타인의 욕망인지를 구별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러나 그것들을 문장으로 옮겨 적고 가만히 응시하다 보면, 내 마음의 결과 맞지 않는 이질적인 생각들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기록을 통해 불필요한 외부의 소음을 걷어낼 때마다, 나의 내면은 더욱 고요해졌고 내가 나아갈 방향은 더욱 명확해졌다.
결국 내면의 기록에 집중한다는 것은 삶의 주권을 다시 나에게로 가져오는 숭고한 행위다. 외부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우리는 흔들리기 쉽지만, 스스로 적어 내려간 내면의 기록이 단단하게 버티고 있는 한 우리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기록은 나에게 외부의 풍랑 속에서도 침몰하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평형수가 되어주었고, 어떤 상황에서도 나 자신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이제 나는 타인의 박수 소리보다 내 펜 끝이 종이 위를 사각거리며 지나가는 소리에 더 귀를 기울인다.
오늘도 나는 외부의 소란을 잠시 차단하고 수첩을 펼친다. 오직 나만이 읽을 수 있고 나만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들로 나의 세계를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 이 조용한 기록의 시간은 세상이 나에게 강요하는 속도와 기준으로부터 나를 해방시키며, 나를 가장 평온하고 자유로운 상태로 되돌려 놓는다. 외부의 목소리가 아무리 요란해도 상관없다. 내 안에는 그보다 더 깊고 선명한 나만의 기록이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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